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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귀농이야기

親(친)환경이란?

자연으로 돌아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살아보려고 귀농을 했고 그동안 집 짓고 이사하고 정리하고 하는 바쁜 과정에서도 작은 과수원 하나를 임대하여 허술하고 게으르게 관리하였으나 자연은 나에게 기대 이상으로 보답해 주었다.

그동안 화학비료 1회, 친환경 밑거름 1회, 살균살충제 3회, 석회보르도액(친환경 살균 및 면역성 강화) 1회만 하였는데 올해 날씨가 그래서인지 농약을 많이 친 사과나 내 사과나 할것이 별 차이점이 없었다. 참고로 저농약 인증 받은 사과도 8회 내외로 농약이 뿌려지고 결과만 가지고 따지기 때문에 과정은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농업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는 있어서 다행스럽니다.

사과를 왜 했느냐?

답은 단순하다. 여기는 사과밖에 농사지을 게 없다. 그렇다고 마늘을 하겠나 고추를 하겠나... 사과 과수원 한다고 하면 그래도 좀 있어? 보이는 것같다. 사실 이번 과수원은 골짜기 맨 끝이라 이웃 받하고도 멀고 앞뒤좌우 간섭받지도 않고 하 필요도 없다. 그래서 과수원에서 일을 하면 마치 깊은 산속에서 도 닦는 느낌이랄까...^^

이번에 사과를 3,4일간 수확하면서 아들녀석도 함께 했는데... 그냥 나무에서 뚝 따서 옷에 슥슥 닦아 주면 잘도 먹는다.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더구나 부담없이, 걱정없이 그냥 쥐어 줄 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씻지도 않고
깎지도 않고 그냥 옷에 몇번 슥슥 닦아 주었다.

사과를 선택하길 잘 한것같다.

사과를 할 것같으면 친환경 사과를 하자. 왜냐? 여기 마을 전체가 친환경 농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살림이라는 협동조합 단체와 계약이 되어 생산 전량을 그대로 한살림을 통해 공급된다. 분위기가 친환경이다. 괜히 이 마을에서 기업농, 약탈농1) 한다고 하면 아마 왕따당하기 딱 좋다.

그런데 왜 친환경이란 말을 끄집어 냈을까?

시골에 들어와서 농사를 지어보니까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있어서 농부의 역할이 물론 크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 음... 친환경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땟깔 안좋고 벌레 먹은 사과 앞에서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친환경을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좋은데..., 관행농업의 생산물과 같은 수준의 외모를 바라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농약 안치고 땟깔 좋은 사과 만들어 낼 수 있다면....ㅋ 특히 파(대파)의 경우 농약 안치면 못 먹을 수준인데... 어쨌거나 친환경 대파를 고를때 땟깔좋은거 고르고 있는 '나'를 보면 할말을 잊고 만다.

친환경은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주-----------
1) 나의 스승님께서 농약을 잔뜩 뿌려가면서 마치 땅으로부터 약탈을 하듯이 농사짓는 것을 일컬어 '약탈농업' 줄여서 '약탈농'이라고 하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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